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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ANGE

2023 독서록(2)

게임, 게이머, 플레이(이상우), 그로스 해킹(양승화), 로지컬 씽킹(데루야 하나코 · 오카다 게이코)

세 권에 대한 간단한 독서록입니다.

 

 

게임, 게이머, 플레이 | 이상우 - 교보문고

게임, 게이머, 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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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정말 좋아합니다. 어쩌면 제가 게임 분야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도 이런 접근과 크게 멀지 않아요. 사람들이 '무익하다', '무슨 의미가 있냐'고 보는, 학문적인 논의의 대상이 되기 힘든 "게임"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인문학적이고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관점을 가진 게 좋아요. 저는 특히나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지식이 얕고 플레이 방식도 제한적이었는데, 이런 책들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게임에 관한 경험을 하고 지식을 쌓아가는 느낌이 들어 매우 좋았습니다.

RPG는 캐릭터의 성장과 새로운 공간의 탐험을 직조한다. 스토리는 이 직조물을 보다 촘촘하고 흥미롭게 완성시키도록 돕는다. … RPG의 스토리텔링은 플레이어의 모험이 단순한 성장과 이동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교묘하게 감춘다. 이야기는 캐릭터의 성장을 위한 표지판이다.

크게 두 챕터로 나눠 첫번째 챕터에서는 초기의 게임, 슈팅 게임, 액션 게임, 대전 격투 게임, 어드벤쳐 게임, 롤플레잉 게임,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장르구분에 맞는 게임 이야기를, 두 번째 챕터에서는 시간성, 공간, 기억, 시(예술), 한국의 MMORPG, SNG의 사회성, 문화적 실천이라는 게임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저로서는 처음 읽을땐 마치 재미있는 전공책, 전공지식을 담고 있긴 하나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읽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몇 개의 게임은 설명만 들어도 바로 그림이 그려져 서술한 내용에 대해 상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만, 몇 개의 게임들은 또 그렇지 않아 유튜브 플레이 영상을 찾아보거나 구글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보면서 간신히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책에서도 충분한 양의 이미지로 게임을 보다 잘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게임의 수가 많다 보니 이미지가 조금만 더 많았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두 번 읽었고, 틈틈이 세 번 네 번까지도 읽을 예정입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매우 유익했으니까요. 게임 관련 기사 최소 몇 백개는 농축시켜 놓은 듯한 지식의 정수를 느꼈어요. 과언이 아닙니다. 읽는 내내 얼마나 설렜는데요! ㅎㅎ

이와 비슷한 책을 찾기 쉽지 않았는데 찾아서 정말 다행이고, 비슷한 책을 또 찾는 행운이 온다면 좋겠습니다.

 

 

그로스 해킹 | 양승화 - 교보문고

그로스 해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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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리터러시에 관한 책 추천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책이죠. 이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는, 따로 '그로스 해킹'이라는 기법(프레임워크?)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인프런에 있는 동명의 강의 또한 그와 같이 '그로스 해킹'이라는 기법을 가르쳐 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때문에 책을 펼쳐 볼 엄두를 잘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이 너무 웃기게 느껴졌습니다. '뭐야… 그래서 그로스 해킹이란게 PMF, AARRR, A/B TEST 이게 다야?'라는 생각에 조금 허탈하기도 했어요.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건 줄 알았기 때문이죠… 저 세 가지에 대해서는 요즘 IT, 브런치, 그리고 각종 서적들에서 적어도 두세 번씩은 마주했던 개념인데, 이것들을 한데 합쳐 하나의 큰 맥락으로 직조한 게, 사람들이 그렇게 강조하던 "그로스 해킹"인가? 싶었습니다.

그로스 해킹을 공부하려는 이유는 데이터에서 찾아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다.

결국 '개념을 안다'보다, 중요한 건 '그래서 아는 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죠. 예. 글로 읽으면서는 절실히 공감이 가고 당연한 소리를 왜 이렇게 구구절절 하나 싶은데, 한때 데이터 분석가를 지망하며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입장에서는 '아는 것'을 '적용'하는 게 왜 그리 어렵던지… ㅎㅎ. 거의 처음 해보는 게임 분석 포폴을 작성하면서도, '포트폴리오는 이래야 한다'라는 글을 몇 개나 봤으면서도 정작 손이 가는 대로, 익숙한 대로, 즉 '맘대로' 작성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듯이요…

각설하고, 앞서 언급했던 PMF, AARRR, A/B TEST 등의 개념과 프레임워크를 왜 채택하는지에 대한 맥락과 그 주변의 개념들, 챙겨야 할 포인트들을 잘 짚어주십니다. 물론 이 책'만' 으로는 완벽하게 모든 회사에 맞는 그로스 해킹을 시도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최소한 50% 이상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자신해 봅니다. 서두에서 언급하셨듯이 요즘의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 모두는 그 변화를 계속 체감하고 있으니까요. 국지적인 최적화와 성장이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ps. 개인적으로 A/B TEST에 대한 개념 정리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 책의 A/B TEST 파트가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정도로 A/B TEST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AARRR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각 글자당 한 챕터가 배정되어 있습니다) 지식이 가득한 책입니다.

 

 

로지컬 씽킹 | 데루야 하나코 - 교보문고

로지컬 씽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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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요즘IT나 브런치 등의 글들을 읽다 보면 가끔가다 보이는 MECE 기법을 잘 설명한 책입니다. MECE란, 어떤 개념 같은 것을 서로 중복되지 않고(Mutually Exclusive) 전체적으로 누락이 없는(Collectively Exhaustive) 부분 집합으로 설명하는 기술입니다. '당연한 소리를 뭐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놨어'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책에 쓰인 설명과 예시들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 당연한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1차로 놀라고, 저 또한 비슷한 경험(상대에게 논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한 경우)이 있었음을 떠올리고 2차로 놀라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할 때는 우선 답변할 과제를 확인하고, 상대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싶은지를 분명히 한 뒤에 자신의 결론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논리'라는 다소 무서운 감이 없지 않은 단어를 담은 책 치고 잘 읽힙니다. 그러나 이 책의 백미는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MECE와 So What?/Why So?를 적용했는지를 보여주는 파트인데, 저자가 가상의 회사 혹은 실제로 컨설팅을 맡았던 회사의 자료를 가공해 보여줍니다. 이 사례는 논리적으로 이렇게 구성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어떤 기대효과가 있다는 식으로요.

그래서 더욱 아쉬웠던 게, 독자들에게도 이러한 '논리적 사고와 구성의 기술'을 연습하길 바란다며 사례를 글로 제시해 놓은 부분이었습니다. 조금 웃길 순 있지만, 문제집처럼 저자가 구성한 예시 또한 같이 보여주었더라면 내 구성이 어디가 조금 부족했는지에 대해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릇 자신이 작성한 글이나 작품의 옥에 티는 남이 보아야 잘 보이는 것처럼요… '기술'을 연습하기 위해서는 모범 답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읽으면서 새삼 깨달은 것은, 정말 이대로 하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논리로 핀잔을 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단 겁니다. 로지컬 라이팅 또한 구매하여 읽어볼 예정입니다. 

 

6-7월 2개월 동안 3권, 8-10월초 약 70일동안 3권을 읽었습니다. 단순히 읽는 텍스트의 양을 늘릴 게 아니라 지식으로, 기술로 소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단은 조금이나마 시간이 있을 때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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