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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ANGE

4학년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의 근황

 

좋아서 하는 밴드 - 길을 잃기 위해서. 노래 제목도 가사도 너무 와닿는다.

 

나는 이전부터 그랬다. 무엇을 하던, 대강의 큰 틀만 잡아놓은 채 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세부적인 계획을 짠답시고 내가 아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선에서 그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를 가장 크게 통감했던 것이 대학 입시였다.

J대학교 심리학과를 간다며 심리학 관련 서적을 읽고 심리학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했으나 정작 J대학교에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성적에 대해서는 일부러 모른 체 했다. 그렇다고 현실적인 방법인 논술전형을 준비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3등급대의 애매한 성적으로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을 뿐이다.

정말 웃기지만 이 사실을 고3 수시 원서를 쓰게 될 때 알았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J대학교나 K대학교에 갈 수 있으리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적이 안 되는 것은 알았으나 그렇게 믿고 싶어서 믿으려고 노력해 왔던 것 같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를 위해 살아간다지만 나는 그 말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 목표란 그저 환상이다. 고통없이 기쁨만 취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랄까.

 

인간은 생애주기라는 게 있다. 특정 나이대에는 무엇이 발달하리라고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그런 계단이. 그것에 따라가는 소위 '평범한 삶'이 갑자기 너무 버거운 것으로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들어 계속 열심히 현실도피를 하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오래 앉아있기가 힘들다거나 머리가 좋지 않다거나 등의 온갖 변명을 만들어내면서 해야 하는 것들로부터 열심히 도망 다닐 뿐이다.

 

 

최근 오은영 선생님의 화해라는 책을 읽었다.

사실 나는 다양한 집단에 속해있었던 사람치고는 인간관계가 좁은 편인데, 책을 읽다 보니 왜 그런지 자연히 알겠더라. 어릴 때의 나는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듯이 관계를 끊어버렸다. 내가 실수한 관계를 되돌린 경험도 없고,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가르쳐 줄 어른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성인이 되고부터는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나름 노력해왔는데, 글쎄.. 글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를 안 좋아하더라. 적어도 대학에서 만났던 친구들은 두 번째 기회 같은 걸 쉽게 주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잠수타던 입장에서 당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참 웃펐다. 나는 내가 싫어하던 사람이라 해도 내가 좋다며 몇 번 마음을 주면 금방 열리는 참 쉬운 사람인데.

 

 

저번 주 금요일에 모더나 2차를 접종받았는데, 1차 때 몸 곳곳이 아프고 힘들었던 것에 비해 2차는 접종 부위 부기 빼고 아직 나타난 부작용은 없어 보인다. 다만 월경주기가 한 달이었는데 한 달 반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조금 신경 쓰이는 정도.

 

 

어쩌다 보니 전 남자친구와 현 남자친구 둘 다 2년 가까이 교제했으나 공교롭게도 장거리 연애 기간이 더 길다. ㅋㅋㅋ아니 둘 다 같은 학교 대학생이고 나이도 비슷하고 동아리도 같은 동아리/옆 동아리인데 왜.. ㅋㅋㅋㅋㅋ 왜.... CC의 로망은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게 아닌가 보다. ㅋㅋㅋㅋ 곰신도 해보고 채용시험도 응원해보고.. 나름 스펙타클하다.

+)참 미운 사람이었는데, 오늘 우연히 캠퍼스 안에서 마주쳤다. 옷도 말끔한 거로 입고, 머리도 잘했더라. 나한테는 쌍X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일 테니 부디 탈 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내 모습이 꾀죄죄했던 것이 조금 아쉽다..ㅎ

 

 

요새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이 그저 인터넷 사이트 돌아다니기, 롤 몇 판 하다 자기가 일과의 전부였다. 그러다 오늘은 문득 글을 쓰고 싶어져서 정말 오랜만에 티스토리에 들어와 글을 쓰게 되었다.

 

음... 왜 이럴까. 말 그대로 공부하기 싫어서 이러나? 나도 나를 모르겠는 요즘이다. 스물 넷 인생 헛살았네.